츠치커우 안갔으면, 충칭 가본 게 아니다!

충칭에서의 세 번째 날, 우리는 충칭의 전통이 숨 쉬는 장소, 츠치커우로 향했습니다. 작은 충칭으로 불리는 곳이라니 절대 빠질 수 없는 곳이죠!

충칭의 오래된 매력을 고스란히 만끽할 수 있는 단 1곳을 꼽으라면, 저는 단연코 이곳입니다. 무려 약 1200년의 역사를 가진 이곳은 명, 청 시대 마을의 느낌을 볼 수 있으니까요!

츠치커우에서 만나는 1200년의 역사

발음도 신기한 츠치커우(磁器口). 그 이름에 이곳이 어떤 곳이지 힌트가 다 들어있는데요. ‘츠치(瓷器)’는 도자기를, 커우(口)는 입구라는 뜻, 이곳에는 무려 70개가 넘는 도자기 가게가 있다고 합니다.

와우! 아기자기한공예품을 좋아하는 저랑 제 딸은 그 소리를 듣고 환호성을 질렀어요! 미리 제 인상을 말씀드리자면, 이곳은 12개의 인사동입니다!

츠치커우로 가는 길

해방비에서 츠치커우까지는 대략 15km 정도의 거리로, 택시를 타면 약 30분 정도가 소요됩니다. 버스를 이용하면 45분에서 1시간 정도 걸리니, 시간이 여유롭다면 버스를 타고 충칭 시내를 구경하며 가는 것도 좋습니다.

저는 조금 더 편안하게 이동하고 싶어 택시를 선택했는데요, 충칭의 굽이굽이 이어진 도로를 따라 달리는 동안, 창밖으로 보이는 광경이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충칭은 정말 큰 도시입니다!

참 중국의 택시비는 상당히 저렴한 편입니다. 2명 이상 여행할 때는 무조건 택시 타시는 게 이득입니다! 물론 말이 안 통하면 뭔가 속을 수도 있겠지만, 저는 지인 찬스로 편하게 이동했어요.

츠치커우에 도착하자마자 느껴지는 이곳의 분위기는 서울의 인사동이 떠올랐습니다. 하지만, 자금성과 경복궁의 차이만큼이나 다릅니다. 규모부터 다른 이곳은 뭔가 또 다른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인사동이 서울의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작은 거리라면, 츠지커우는 그보다 훨씬 넓은 스케일과 더 깊은 전통의 향기를 품고 있어요.

사실, 츠치커우는 인사동의 몇십 배는 되는 규모로, 이곳을 둘러보려면 하루를 온전히 할애해야 할 정도입니다. 솔직히 그것도 부족합니다!!!

현재 츠치커우는 12개의 주요 거리(인사동만한거리가 12개)로 이루어져 있으며, 대부분의 건축물은 명나라와 청나라 시대의 양식이라, 거닐기만 해도 고대 중국의 정취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좁고 구불구불한 골목길을 따라 걸어가다 보면, 옛 충칭의 모습이 그대로 살아있는 듯한 전통 가옥들과 상점들이 줄지어 서 있습니다. 저는 서촌, 인사동 좋아하시는 취향이라 너무 재미있는 곳이었습니다.

하지만, 사람이 몰리는 곳이다보니, 중간중간 버스킹하는 사람도 있어서 걸터앉아 쉬면서 사람들 구경했어요. 사람들 옷차림이 한국보다 훨씬 강렬한 빨간색을 많이 입더라고요.

생각지도 못한 각양 각색의 사람들, 다양한 헤어스타일과 패션들이 참 신기했습니다. 중국은 한 나라라고 보기에는 인종도 다양하고, 아주 큰 대륙이더군요^^

하지만, 이곳도 역시 충칭, 사람이 장난아니게 많습니다. 너무 빨리 지쳐버렸어요! 여기도 서촌처럼 여기저기 예쁘고 아기자기한 찻집들이 많아요.

다들 너무 예뻐서, 고심끝에 한 곳에 들어갔는데, 입구부터 차향 가득해서 그 순간이 정말 특별하게 느껴졌습니다. 분주한 충칭에서만 느낄 수 있는 독특한 여유로움이 마음에 오래 남았습니다.

츠치커우에 왔다면, 전통 음식도 꼭 맛봐야겠죠? 길거리에서도 신기하고 다양한 음식들이 많았어요. 무엇보다, 우리나라 가마솥처럼 엄청 큰 솥에다 벌건 고추물?을 끓이는 모습이 가장 인상적이더군요.

정말 볼만합니다. 거기서는 기념품으로 매운맛 빨간 유리병?을 팔던데, 아마 훠궈나 마라탕 같은 소스 같아 보였어요.

충칭 츠치커우 마라소스를 휘젓고 있는 상인들

저는 사양했지만, 남편은 충칭의 대표적인 음식 중 하나인 스촨 마라탕을 먹어보기로 했습니다. 이곳의 마라탕은 얼얼한 맛이 특징인데요, 매운 음식 좋아하는 그에게는 딱이라네요! 매콤한 맛 뒤에 남는 고소한 땅콩 향이 일품이었답니다.

전 그냥 길거리에서 전통 빵을 하나 사 먹었는데, 크게 별미는 아니었다는.ㅠㅠㅠ

충칭 츠치커우 길거리 음식

볼거리로는, 츠지커우의 전통 도자기 공방을 추천받았는데요. 이곳에서는 전통 방식으로 도자기를 만드는 과정을 직접 볼 수 있는데, 하나하나 손으로 빚어내는 장인의 솜씨가 감탄을 자아냅니다.

도자기에 관심이 있다면, 직접 만들어볼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도 있으니 꼭 한번 참여해 보세요. 저희는 시간이 없어서 그냥 패스~

걷다보면, 쓰촨 오페라와 같은 전통 공연도 포스터가 많이 붙어 있더라고요. 그것도 너무 정색하고 관광객 모드인 것 같아 패스했지만, 좀 시간이 여유롭다면, 꽤 볼만하다고 하니, 도전해 보시길 바랍니다.

또한, 중간중간 거리에서 펼쳐지는 버스킹 공연도 이곳의 묘미 중 하나입니다.제 걸음을 멈추게 한 한 분이 있었는데요. 수염, 바지, 표정, 뭔가 외모에서부터 풍기는 풍모가 그냥 자유~하더군요. 뭔가 ‘부럽다!’라는 느낌이 …

작은 충칭 츠치커우! 오기 전에 ‘츠치커우를 가보지 않았다면, 충칭을 가본 게 아니다’라는 말을 들었는데요. 막상 와보니 정말 그런 거 같았습니다.

충칭에서의 3일차는 충칭의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츠치커우에서 마무리하기에 완벽한 하루였어요. 인사동도 좋아하지만, 츠치커우는 충칭에서 그보다 더 크고, 다채롭고, 깊이 있는 문화 체험을 선사합니다.

시간만 여유롭다면, 몇 번이고 더 오고 싶은 곳. 딱 제 취향입니다. 1200년 명청시대 건물들이 즐비한 이곳을 거닐면서, 여러분도 충칭의 매력에 흠뻑 빠져보세요!